필경사 바틀비 대역해설·평론멜빌삽화

바틀비를 그려 보다

원문의 외모·장면 묘사를 바탕으로 상상해 그린 다섯 컷
이 삽화에 대하여 작품에는 바틀비의 외모가 흩어진 문장으로만 나온다. 아래 장면들은 그 문장들을 근거로 AI인 Claude가 상상해서 그린 그림이며, 어떤 판본의 삽화도 아니다. 그림 속 인물은 화자의 말대로 pallidly neat, pitiably respectable, incurably forlorn, 곧 창백하리만치 단정하고 딱할 만큼 점잖으며 어찌해 볼 수 없이 쓸쓸한 모습을 목표로 했다.

원문에서 읽어 낸 외모

밝은 문간에 두 팔을 내리고 서 있는 야윈 사내
1. 첫 등장.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창백하리만치 단정하고, 딱할 만큼 점잖으며, 어찌해 볼 수 없이 쓸쓸한 사람!” 화자가 바틀비를 처음 떠올리는 대목을 문간에 선 모습으로 그렸다. (1부)
칸막이 곁에서 내다보는 바틀비와 서류를 내미는 화난 변호사
2. “그러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서류를 함께 대조하자는 변호사의 요청에 바틀비가 자기 칸막이 곁에서 ‘유난히 온화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순간. 선반 위에는 창백한 키케로 흉상이 놓여 있다. (1부)
높은 녹색 칸막이 옆, 창가에 서서 석 자 앞의 벽돌 벽을 바라보는 바틀비의 뒷모습
3. 막힌 벽의 몽상. 변호사가 바틀비에게 마련해 준 자리는 작은 옆 창가, 그리고 그를 시야에서 가려 주는 높은 녹색 접이 칸막이 뒤였다. 창은 한때 뒤뜰의 지저분한 벽돌을 비스듬히 내다보게 했지만 지금은 경치를 하나도 주지 못하고 겨우 빛만 들인다. 석 자 앞에 벽이 서 있고, 빛은 두 높은 건물 사이, 돔 꼭대기의 아주 작은 구멍에서처럼 아득한 위에서 내려온다. 일을 그만둔 뒤 바틀비는 이 창가에 우두커니 서서 그 벽만 바라본다. (1~2부, 발췌에는 없는 묘사)
문을 반쯤 연 채 셔츠 바람으로 내다보는 바틀비와 문밖의 변호사
4. 일요일 아침. 문을 빼꼼히 열고 야윈 얼굴을 내민 바틀비는 셔츠 바람에 기이하게 해진 평상복 차림이다. 지금은 바빠서 들이지 않는 편이 좋겠으니 거리를 두세 바퀴 돌고 오시라고 말한다. 변호사는 시키는 대로 슬금슬금 물러난다. (2부)
돌벽 틈의 빛 아래 모로 누운 바틀비의 손을 만지려 몸을 숙인 변호사
5. 툼스의 안뜰. 두꺼운 석벽 사이, 갇힌 잔디가 자라는 안뜰의 벽 밑동에 바틀비가 무릎을 끌어당긴 채 모로 누워 있다. 눈은 뜬 채지만 움직임이 없다. 화자는 몸을 숙여 그의 손을 만지고, 저릿한 전율이 팔을 타고 발끝까지 내달린다. (3부)

그리면서 정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