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삽화에 대하여
작품에는 바틀비의 외모가 흩어진 문장으로만 나온다. 아래 장면들은 그 문장들을 근거로 AI인 Claude가 상상해서 그린 그림이며, 어떤 판본의 삽화도 아니다. 그림 속 인물은 화자의 말대로 pallidly neat, pitiably respectable, incurably forlorn, 곧 창백하리만치 단정하고 딱할 만큼 점잖으며 어찌해 볼 수 없이 쓸쓸한 모습을 목표로 했다.
원문에서 읽어 낸 외모
야위고 차분한 얼굴(His face was leanly composed), 흐릿하게 고요한 잿빛 눈(his gray eye dimly calm). 불안·분노·조급함·무례함의 빛이 전혀 없다.
시체 같은 창백함(cadaverously), 말없이·창백하게·기계적으로 쓰는 필경(silently, palely, mechanically).
단정하고 점잖은 차림이지만 일요일 아침에는 셔츠 바람에 기이하게 해진 평상복 차림으로 나타난다.
평범한 인간다운 구석이 전혀 없어서, 화자는 차라리 창백한 석고 키케로 흉상을 내쫓는 편이 쉽겠다고 느낀다.
1. 첫 등장.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창백하리만치 단정하고, 딱할 만큼 점잖으며, 어찌해 볼 수 없이 쓸쓸한 사람!” 화자가 바틀비를 처음 떠올리는 대목을 문간에 선 모습으로 그렸다. (1부)2. “그러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서류를 함께 대조하자는 변호사의 요청에 바틀비가 자기 칸막이 곁에서 ‘유난히 온화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순간. 선반 위에는 창백한 키케로 흉상이 놓여 있다. (1부)3. 막힌 벽의 몽상. 변호사가 바틀비에게 마련해 준 자리는 작은 옆 창가, 그리고 그를 시야에서 가려 주는 높은 녹색 접이 칸막이 뒤였다. 창은 한때 뒤뜰의 지저분한 벽돌을 비스듬히 내다보게 했지만 지금은 경치를 하나도 주지 못하고 겨우 빛만 들인다. 석 자 앞에 벽이 서 있고, 빛은 두 높은 건물 사이, 돔 꼭대기의 아주 작은 구멍에서처럼 아득한 위에서 내려온다. 일을 그만둔 뒤 바틀비는 이 창가에 우두커니 서서 그 벽만 바라본다. (1~2부, 발췌에는 없는 묘사)4. 일요일 아침. 문을 빼꼼히 열고 야윈 얼굴을 내민 바틀비는 셔츠 바람에 기이하게 해진 평상복 차림이다. 지금은 바빠서 들이지 않는 편이 좋겠으니 거리를 두세 바퀴 돌고 오시라고 말한다. 변호사는 시키는 대로 슬금슬금 물러난다. (2부)5. 툼스의 안뜰. 두꺼운 석벽 사이, 갇힌 잔디가 자라는 안뜰의 벽 밑동에 바틀비가 무릎을 끌어당긴 채 모로 누워 있다. 눈은 뜬 채지만 움직임이 없다. 화자는 몸을 숙여 그의 손을 만지고, 저릿한 전율이 팔을 타고 발끝까지 내달린다. (3부)
그리면서 정한 것들
원문에는 나이·키·옷 색이 거의 없다. 마른 체형, 약간 처진 어깨, 헝클어진 옅은 갈색 머리, 어둡고 몸에 안 맞는 외투는 순전히 상상이다.
모든 장면의 색은 오래된 판화처럼 바랜 갈색 톤으로 맞췄고, 바틀비만 가장 창백한 색으로 두어 눈이 먼저 가도록 했다.